세계 자동차 산업의 미래, 전고체 배터리에서 찾다

안녕하세요. 자동차 산업을 연구하는 애널리스트이자 자동차 칼럼니스트 김 모입니다.

오늘의 주제는 바로 “전고체 배터리입니다.”

조금 생소하실 수도 있겠지만, 자동차 업계를 진지하게 관찰해 온 분들이라면 이미 여러 차례 이 기술의 이름을 들었을 겁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배터리 제조사들은 이 게임 체인저 기술을 둘러싼 선점 경쟁에 돌입해 있습니다. 전기차의 약점을 극복할 ‘궁극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과연 그 기술의 핵심은 무엇이며, 지금 누가 뛰고 있고, 우리는 어디까지 따라붙었을까요?

오늘은 이 흥미로운 테크놀로지 트렌드를 자동차 업계의 시각에서 깊이 들여다보겠습니다.

전고체 배터리의 정의: 왜 지금 주목받는가?

배터리는 전기차의 심장입니다. 현재 가장 널리 쓰이고 있는 기술은 ‘리튬이온 배터리.’ 하지만 이 리튬이온 배터리는 구조적으로 액체 전해질을 사용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한계가 존재합니다.

  • 고온에서 열폭주 위험이 있음
  • 충전 속도 제약
  • 에너지 밀도 상승 한계
  • 배터리 셀의 팽창/변형 문제

이에 대한 차세대 솔루션으로 주목 받는 것이 바로 ‘전고체 배터리’입니다. 영어로는 Solid-State Battery. 말 그대로 액체 대신 고체 전해질을 사용하는 고체형 이차전지입니다. 고체 전해질을 사용함으로써 화재 위험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더 높은 에너지 밀도, 더 빠른 충전 속도, 더 오랜 수명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간단하게 말하면, 전고체 배터리는 기존 리튬 이온 배터리의 ‘불안요소’를 모두 잡아줄 수 있는 궁극의 기술입니다. 당연히 자동차 산업에서의 관심은 상상을 초월하죠.

전고체 배터리의 가장 큰 장점 ✅

  • 안정성 : 액체가 아니기 때문에 화재 위험이 급감합니다.
  • 에너지 밀도 : 같은 무게, 같은 부피의 배터리로 더 멀리 주행 가능.
  • 충전 속도 : 고속 충전이 가능해집니다.
  • 수명 : 완성도 높은 기술일수록 충방전 주기가 늘어납니다.

2022년 도요타(Toyota)의 발표에 따르면, 자사의 전고체 배터리 기술을 적용한 프로토타입 차량은 “단 10분 만에 80% 충전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이는 기존 전기차 충전 시간(보통 30분1시간) 대비 36배 효율 개선된 수치입니다.

예상 효과를 보면 확실히 매력적이지만, 그렇다면 왜 아직 양산차에서는 전고체 배터리를 못 본 걸까요?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의 난제들

전고체 배터리가 만능 기술이라면 왜 모든 완성차들이 이를 당장 장착하지 못하는 걸까요? 바로 기술적 난제와 공정 상의 복잡성 때문입니다.

  • 고체 전해질의 이온전도성이 액체보다 다소 낮음
  • 고체-고체계 계면의 접촉 저항 문제
  • 대량생산 시 비용 문제 (현존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수 배 비쌈)
  • 제조 및 가공 난이도 (고온·고압 공정 필요)

이 모든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주요 자동차 기업들과 배터리 제조업체들은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그만큼 이 기술이 상용화될 경우 가져올 패러다임의 전환은 상상을 초월하기 때문입니다.

글로벌 주요 업체들의 전고체 배터리 개발 현황

그렇다면 지금 누가 가장 앞서가고 있을까요? 주요 업체별 전략과 현황을 살펴보겠습니다:

  1. 토요타(Toyota)
  • 전고체 배터리 분야의 선두주자로 꼽힙니다.
  • 2020년 기준 특허 보유 건수 세계 1위 (특허청 발표).
  • 2021년 첫 번째 전고체 배터리 차량 프로토타입 공개.
  • 2027년까지 실사용 가능한 전고체 배터리 양산 목표.
  • 투자 전용 연구기관 ‘PLANT No.7’ 운영 중.

도요타는 “전기차의 시대는 우리가 만든다”는 자신감과 함께 하이브리드 이후 또 한 번의 기술 주도권을 노리고 있습니다.

  1. 삼성SDI
  • 전고체 배터리용 고체 전해질 및 음극재(리튬금속) 개발 집중.
  • 2020년, ‘닛산 리프’를 테스트 차량으로 활용해 시제품 성능 입증.
  • 2023년 하반기부터 시제품 대량 테스트 진행 중.
  • 2027~2028년 사이 본격 양산 목표.

삼성SDI는 전고체 배터리를 ‘포스트 NCA 전략’의 핵심 줄기로 보고 있습니다. 향후 글로벌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와의 파트너십도 기대됩니다.

  1. LG에너지솔루션
  • 고체 전해질 및 기반 소재 기술에 집중.
  • 미국, 일본의 배터리 스타트업들과 전략적 협업.
  • BMW, GM과 전고체 공동 개발 연구 진행 중.

특히, LG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 기술에서 압도적인 글로벌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기에, 이를 기초로 전고체 전환에 성공할 시 파급력이 클 것으로 분석됩니다.

  1. 현대차그룹
  • 현대차×SK온×서울대 전고체 공동연구센터 설립.
  • 2021년부터 전고체 관련 특허 출원 증가세.
  • 아직 구체적인 양산 일정은 밝히지 않았지만, 2030년 전후 본격화 예상.

현대차는 아직 '관망과 역량 확보' 단계를 거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후발주자로서 리스크를 줄이고 기술 성과에 따라 공격적인 투자 여부를 결정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전고체 배터리 양산 시점은 언제쯤?

많은 전문가들이 “대중화는 아직 멀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믄제에서 보듯 주요 기업들은 2027~2030년을 전고체 배터리 양산의 현실적 시점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 사이 테슬라, 포르쉐, 폭스바겐 등도 전고체 배터리 스타트업들과의 포트폴리오 강화를 통해 기술 확보에 나서고 있습니다.

  • 테슬라: QuantumScape와 협력 진행 중
  • 포르쉐 & 폭스바겐: Solid Power에 전략적 투자

이처럼 현재는 기업마다 각기 다른 접근법을 택하고 있지만, 대부분은 2028~2030년을 전환점으로 보고, 조심스럽지만 꾸준히 상용화를 위한 테스트와 검증을 확대해 나가고 있습니다.

자동차 산업의 판도를 바꿀 카드: 전고체 배터리

지금까지 말씀드린 대로, 전고체 배터리는 단순한 ‘다음 세대 배터리’가 아닙니다. 자동차 산업의 밸류체인 자체를 바꿀 수 있는 기술입니다. 예를 들어 전기차의 충전 속도가 내연기관 주유 시간 수준으로 빨라진다면? 배터리 용량이 작아져도 700km 이상 주행 가능하다면? 혹은 열폭주 문제 없이 소형 고성능 전기차가 만들어질 수 있다면?

이는 곧:

  • 충전 인프라에 대한 부담↓
  • 배터리 팩 무게↓= 차량 효율성↑
  • 소비자 수용도 증가

결국 전고체 배터리는 글로벌 EV시장의 확산 속도를 가속화시키고, 자동차 제조업체의 경쟁 구도를 흔들 수 있는 ‘기술 무기’입니다.

마치며: 한국 자동차 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

전고체 배터리는 단지 전지의 진화 차원을 넘어 자동차, 에너지, 모빌리티 산업 전체의 재편과 관련된 기술입니다. 한국의 경우,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이 기반을 다지고 있고, 스타트업과 소재 기업들도 활발히 참여하고 있지만, 여전히 원천 기술 확보와 대규모 파일럿 생산설비 구축은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지금은 오히려 ‘언제 상용화되는가’보다는 ‘상용화될 때 우리가 준비돼 있는가’를 고민해야 할 타이밍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미래 자동차 산업의 핵심 경쟁력이 될 것입니다.

앞으로 이 전고체 배터리 기술이 어떤 속도로 발전하고 자동차 산업에 변화를 가져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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